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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 났어요!!! 본문

日想

보이스 피싱...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 났어요!!!

노미킴 2010. 11. 12. 01:52

모처럼 집에서 그동안 밀린 집안 일을 해놓고,

 

말을 잘 듣지 않는 몸의 상태때문에 침대위를 따뜻하게 해놓고 누우려는데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잠간 뜸을 들인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거기가 oo네 집인가요~?' 쉰듯한 남자의 매끄럽지 못한 목소리가 울 막내아들을 들먹인다.

 

'네! 그런데요. 누구세요? 왜 그러시는데요?'

 

'아~! oo네집 맞죠~?' 한번 더 확인한 남자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한다.

 

'oo가 지금 다쳤어요~! 머리를 다쳤는데 잠간만 기다려 보세요, oo를 바꿔 드릴테니~'

 

'네에...'

 

그리고 그 남자는 수화기 속에서 아이에게 말한다.

 

oo야 전화받어봐, 괜찮아 너네 엄마야, 야 이자식아 울지말고 전화받으라니까...

 

욕설을 약간 섞어가며 아이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하는데 아이는 울고 있다는 걸 강조한다.

 

그러더니 아이의 음성이 수화기 속에서 들려오는데...

 

엉엉 울면서 웅얼거리며 말하기 때문에 알아 들을 수가 없었지만,

 

'엉 엉 엄마! 엉 엉 내가 아이들과 싸우다가 엉엉 다쳤는데... 엉엉 돈이 없어서... 엉엉'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난 그 아이가 그 남자에게 수화기를 넘기기 전에 얼른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끊어~! 내가 다시 전화를 걸을 테니까 일단 끊어봐~!!!'

 

그리고 얼른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포항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이가 아이들과 다퉈서 머리를 다쳤다는 말인가~?

 

이것이 바로 보이스 피싱인가~?

 

순간 가슴이 뛰고 당황되는 마음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

 

좀전에 통화한 전화번호를 확인해 보았다.

 

전화번호는 001로 시작되는 번호였다. 역시 사기전화구나~!

 

그래도 혹시 정말 내 아들이 다쳤다면~~!

 

얼른 네이트 온에 들어가서 대화창을 띄워본다. '자리비움'이라고 나온다. 얘가 어딜 간거야~?

 

시계를 보니 점심식사를 하러 갔을 시간이다.

 

그래도 마음이 안놓여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본다.  안 받는다. 다시 문자를 보낸다.

 

'너가 다쳤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어케 된거니? 얼른 엄마한테 전화해줘~!' 라고

 

그래도 답이 없다. 가슴이 펄떡거리며 뛰고 답답한 시간이 흐른다. 어떡하지?

 

그렇게 갈팡질팡 사기전화 일거야~! 했다가 정말 다쳤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어쩔줄을 모른다.

 

약 30분 정도가 지났을까...다시 네이트 온 대화창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 아이가 들어와 있다.

 

'oo야~! 엄마야! 빨리 대답해~!!!'

 

'네~ㅋ 빨리 대답할게요~! ㅋㅋㅋ'

 

아이는 내가 왜 빨리 대답하라는지도 모르고 느긋하게 대답을 한다.

 

'너 내가 문자 보낸거 보았니?'

 

'어 아뇨~ 잠간만요~!'

 

잠시 문자를 확인한 아들은 대화창 대신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대체이게 무슨 소리예요? 내가 다치다니요? '

 

'집으로 사기전화가 온 것 같다. 너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

 

'와아~!!! 근데 뭐라고 해요?

 

'너 이름까지 알면서 oo네 집이죠? 하더라~ 나도 무서워 죽겠다.'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모르겠네요~ 조심해야 겠어요~!'

 

' 그래 무사하니 됐다. 너하고 통화가 되지않는 30여분 동안 가슴이 뛰어서 죽는줄 알았다~!'

 

'자주 전화할게요~'

 

내게 일어났던 보이스피싱 사건의 전모다.

 

왠 아이까지 바꿔주어 엄마라고 하는데 소름이 다 돋을 정도였다.

 

그래도 울 아들이라면 그렇게 울면서 전화 할리가 없다는 확신이 있고,

 

보이스피싱에 대하여 하도 말을 많이 들어서 혹시 이게 그건가 하여 일단 전화를 끊고 확인을 해서 다행이었지만

 

자식의 문제에 당황하지 않을 사람은 없기 때문에 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집 전화번호와 아이의 이름을 아는 것이 너무 신기하여 이웃들에게 이야기 하니

 

아이들의 학교 졸업앨범 같은 곳에서 정보가 노출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혹시 나같이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예방하시라고  이 글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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