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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想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를 보면서...

노미킴 2011. 8. 30. 11:11

어제 아침 TV를 켜니 대구 400m 육상경기를 하고 있었다.

평소 스포츠 프로그램을 잘 시청하지 않는 나로서는 당연히 채널을 돌리려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이 있어 리모콘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추었다.

바로 남아공의 '블레이드 러너'라 불리우는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수였다.

 

분명 준결승이라고 하였는데 정상적인 선수들 사이에 의족을 끼고 있는 장애자 선수가 보였던 것이다.

특이한 의족도 눈길을 끌었고, 장애자 이면서 정상인들과 경쟁을 하는 그는 누구인가가 궁금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의 뼈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후 11개월이 되었을 때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그뿐 아니라 6살이 되던 해에는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되어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하게 되었다.

허나 훌륭하신 어머니 였던 것 같다. 그에겐 정신적 안식처이자 좋은 친구였다고 하니...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늘 그에게 말했다고 한다.

"형과 네가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다리만 없을 뿐이다. 남에게 동정 받지 말아라..."

그가 15살때 어머니는 돌아가셨는데 그의 오른 팔에는 어머니의 태어나신 날과 돌아가신 날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고 한다.

학생시절 부터 운동을 했던 피스토리우스는 "자책한다고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다,

웃음과 유머가 나의 컨디션의 비결이다." 등의 말을 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고를 하였고 그것이  그의 오늘이 있게 한 것 같다.

 

 

             

 

내게도 장애자 동생이 있다.

막내동생이 뇌성마비로 인하여 1급 장애자가 된 것이다.

태어나서 돐무렵 걸어야 할 시기인데 걷지 않는 것이 이상하여 병원을 다니기 시작하고,

몇군데 병원을 다닌 결과 뇌성마비로 인한 장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8살 무렵인가 장애자용 클러치를 갖다 주며 여기에 의존하여 걷기를 권유하니

철없던 동생은 내가 거지냐며 내던져 버려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였었다.

지금 그 동생이 47살이다.

동생이 어렸던 그 시절 장애자가 학교를 다니기에는 참 많이 불편했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다니던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던 중

여기 저기 동생의 병을 치유 할 곳을 알아 보러 다니던 어머니가 삼육재활원 이라는 곳을 알게 되어

그곳에 입원하게 되고, 몇번의 수술을 통하여 조금이라도 걸을 수 있도록 재활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학교도 다니고, 클러치를 의지하여 걷기도 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전동 휠체어를 타고 안가는 곳이 없게 되었다.

허지만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 보니 점점 다리에 힘이 없어 지는 듯 하여 걱정이 된다.

클러치를 이용하여 조금이라도 걷기를 한다면 팔과 다리에 힘이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한 동생을 언제나 마음 한 켠에 아프게 두고 있는 나로서는

피스토리우스의 육상경기는 너무 경이로웠다.

탄소 섬유 소재로 된 의족이라서 경기에 참여를 할 수 있네 없네 하는 사람들이 너무 잔인해 보였다.

장애자로서 정상인과 함께 정당하게 경쟁을 해보겠다는 그의 의지를 너무 잔인하게 꺽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내겐 정말 "인간 승리"로 보였다.

 

장애자 마라톤에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의 뼈가 없어서 장애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가

그렇게 밝게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왜 칭찬과 격려는 못할 망정 쪽박을 깨는 가 말이다.

 

비록 준결승에서 탈락하였지만 그는 다른 그 누구보다 빛나보였고 우승자로 보였다.

많은 다른 장애자들이 그로 인하여 힘을 얻고 자신감을 얻어 그처럼 승리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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