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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想

성묘 다녀오는 길~

노미킴 2011. 9. 14. 00:59

추석을 앞두고 친정아버님의 기일이 있어

추도예배를 드린 다음날 아버님이 계시는 이천 호국원을 다녀왔다.

 

처음 아버님을 그곳에 모실때는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이니 자주 오리라 마음 먹었지만

돌아 가신지 2년이 되는 지금 겨우 두번째 오는 성묘길이다.

부산에 사는 언니도 처음 와보게 된다고 자주 못오는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전화로 먼저 알아보니 호국원까지 늦어도 5시 반까지는 도착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다.

 

큰동생의 자동차로 가야 하는데 동생이 오후 3시가 되어야 출발 할 수 있다 하여

오전중에 언니와 난 막내동생이 이번에 이사한 집에 다녀 오기로 하였다.

장애자인 막내동생이 새아파트에 이사하여 새가구를 들여놓고 이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언니와 난 마음이 놓였다.

더군다나 장애자를 위한 도우미가 와주셔서 청소와 세탁 그리고 식사를 해결해 주니 더욱 감사할 따름이었다.

 

오후 1시가 되어서 막내동생은 치과에 간다고 하여 같이 나왔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동생은 버스를 이용할 때 저상버스를 타야 하는데 자주 오질 않아 고생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오늘은 다행히 바로 저상버스가 와서 기사님의 도움을 받아 버스에 타는 것을 지켜 보았다.

요즘엔 의식이 변화되어서 인지 버스의 기사님들도 장애자들에게 얼마나 친절한지 모른다.

장애자 동생과 다닐때마다 그런 점이 너무도 감사하여 사람들에게 요즘의 기사님들 칭찬을 하게 된다.

 

이제 언니와 나도 큰동생과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출발하여 3시까지 집에 도착하니

동생도 볼 일을 다 보고 바로 출발하기 위해 나왔다.

 

그렇게 순조롭게 약속대로 출발 하였건만 문제가 생겼다.

용인쯤 왔을 때에 있는 터널안에서 타이어가 펑크가 난 것이다.

터널 안이라 정차할 수가 없어 터널을 다 빠져나와 정차하여 타이어를 보니

앞쪽의 오른쪽 바퀴가 펑크가 난 것이었다.

출동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전화를 하려니 동생은 자기가 직접 타이어 교체를 한다고 못하게 하였다.

아직도 날씨가 더운데 땀을 뻘뻘 흘리며 타이어 교체를 하는 동생을 보자니 맘이 짠하였다.

 

끙끙거리며 차를 들어 올려 펑크난 타이어를 빼내니 타이어가 걸레가 되어있다.

정말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동생의 운전실력이 노련하니 망정이지 큰일 날뻔 했던 거였다.

타이어 교체를 하고 땀을 닦고 출발을 하니 벌써 4시 반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고생한 사람을 생각해 걱정하는 낯빛도 못하고 시계와 네비만 들여다 보았다.

네비에선 도착하는데 남은 시간을 수시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다행히 차가 막히질 않아 5시 10분 경에 호국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관리사무소에 들려 납골함의 문을 열어 달라 요청하니 무전기로 연락하며 올라가 보라고 한다.

평소 아버님이 좋아 하시던 소주를 한잔 드리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소주만큼 좋아 하시던 커피를 하나 사고 꽃다발을 준비한 뒤 아버님이 계신 6구역으로 향하였다.

 

올라가 보니 추석을 앞두고 성묘객들을 위하여 납골함의 문을 다 열어 놓고 있는 중이었다.

 

 

 

명량대첩의 그림이 있는 이곳이 아버지가 계신 납골아파트이다.

로열층인 5층에 계신다~^^*

살아 생전에는 일반주택에만 사시더니  돌아가셔서 아파트에 입주하셨다.

 

아버지의 옆자리를 보며 어머니를 놀렸다.

그래도 남편 잘 만나서 돌아 가셔도 갈 좋은 자리 미리 장만해 놓으셔서 좋겠다고...

 

 

 

 이렇게 아버님을 잘 만나고 돌아서니 발걸음이 가볍다.

아버지~!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