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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며...

나도 눈꽃을 보았답니다...덕유산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본문

여행/아름다운 강산

나도 눈꽃을 보았답니다...덕유산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노미킴 2012. 2. 4. 01:13

지난번 눈오던 날, 친구와 영화도 보고 서초올레길도 걷던 날~

친구 둘이 새해에 일출을 보겠다고 호미곶 여행을 예약하였다가

인원이 부족하여 취소되었는데 다시 덕유산으로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그래~?  그럼 나도 갈래..."

단번에 나는 덕유산행을 가겠다고 나섰다.

평소에 산행을 잘 못하는 나에게 산은 언제나 먼 노스탈쟈였다.

 

옛날 처녀적에는 곧잘 다녔는데

어느순간인가 아이들 다 키우고 난 뒤

산에 가겠다고 나서 보았더니 당췌 숨이 차서 갈 수가 없어

지금은 '그래 그냥 내가 되는 데 까지만 하자' 하고 사부작 사부작 걷는 곳만 돌아 다니고 있다.

 

그런데 덕유산은 달랐다.

예전에 교회에서 수련회를 갔을때 덕유산 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올라 갔다가

거기서 1km밖에 안된다는 향적봉까지 올라가 오랜만에 산 정상에 있는 듯한 기쁨을 맛보았던 것이다.

 

눈이 와서 쌓였다 한들 고정도 거리야 못 올라가랴 하고 무작정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행히 1월 31일에 다시 눈이 내려 설산을 제대로 보게 되었는데...무조건 가야지...

 

둘에서 셋이 되니 짝을 맞추어야지 하고 수원에 사는 친구 하나를 더 보탰다.

이 친구도 산행을 안하는 친구라 지레 겁을 먹는다.

그런데 내가 용기를 줬다.

"곤도라 타고 올라가서 30분도 채 안걸으면 향적봉이야...걱정마~"

그친구는 가기 전날인 어제도 전화가 왔다.

"이렇게 추운데 가는거야~?"

"그럼 약속인 된건데 가야지...^^  "

"걱정 돼 죽겠어..."

"괜찮아 나도 가는데 뭐..."

그래 나도 간다는데에 위로를 받고 안심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2월 3일 아침 8시에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덕유산 리조트에 도착하니 11시다.

오후 1시까지 자유시간이니 곤도라를 타고 올라갔다 오란다.

 

주차장에서 곤도라를 타러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니 스키와 보드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드뎌 곤도라를 탑승한다.

보드를 타는 청년 둘과 같이 탑승하게 되어 이야기도 나누는데...

"눈꽃은 강원도가 더 예쁘잖아요~?" 한다.

"누가 몰라요..^^ 산을 못가니 여기라도 오는 거죠...ㅎㅎㅎ"

에이 또 민망하게 산에 못간다는 이야길 하게 된다...^^

경북 김천에서 왔다는 이 청년들은 이야길 시작하니 경상도 사투리로 구수하게 이야기도 잘한다.

기념으로 사진 한장 찍겠다고 했더니 사양한다.

"아니 모자쓰고 라이방 쓰고 다 가려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구만...^^"

대한민국 아줌마 밀어부치기로 말하니 허락해주네...ㅋㅋ

 

 

 

 

설촌봉에 올라가는 중에 벌써 아래의 기온과 틀려지며 눈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곤도라의 창문이 더러워 곤도라에서는 카메라에 담기 힘들어 포기하고...

 

설천봉에 도착하니 눈보라가 치고 날씨가 얼마나 찬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쓰고 있던 모자가 날라가 줏으러 한참을 따라가고...^^

사진 몇 컷을 찍느라 장갑을 벗었더니 손이 그대로 고드름이 되려고 한다.

 

그담부터 장갑을 끼고 사진을 찍으니 어둔해서 힘들기 그지 없다.

 

 

 

 

곤도라 타는 곳 옆에 화장실건물 위에 고드름이 매달렸다.

 

 

 

자~ 이제 향적봉으로 올라가 보자!

  

지금부터 눈꽃의 향연이 시작된다.

난 이렇게 눈꽃이 많이 예쁘게 피어 있는 것을 처음 보는지라 탄성이 절로 나왔다.

춥기는 하죠, 바람은 불죠, 사진은 찍어야죠,

정말 정신없이 찍어 대서 볼품은 없어도 너무 좋아 올려 본다.

 

 

 

 

 

 

 

 

인증샷~^^

 

 

 

이 나무를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다.

우리 바로 앞에 계신 분들이 우리보고 먼저 찍으란다.

왜 그러시느냐니까 구름이 지나가고 하늘이 보일 때를 기다리고 있단다.

그래 맞어 뒷배경이 파란 하늘이면 그림이 죽일텐데...

어쨋든 그분들 덕분에 우리모두 같이 한컷 담아본다.

그런데 이건 아닌것 같다.

사람이 다 서니 그 나무의 모습이 살질 않잖나...

거기다 사진 찍어주는 분은 나무 붙들지 말란다.

바람부는 벼랑에서 무서워 나무를 붙들려는 친구에게 나무 붙들지 마란다.

나무에 붙은 눈이 떨어질까봐...에궁

 

 

 

 

구름이 바람따라 몰려 다니니 가끔 아래가 보일때가 있다.

그래서 그 순간을 잡아 얼른 카메라에 담으려니 이건 내정신이 아니다.

내 몸이 날라갈 것처럼 불어대는 바람에 날라가지 않으려고 힘도 주어야지, 사진도 멋지게 담아야지...

오늘은 매순간이 이렇게 버겁다.

허지만 눈꽃을 바라보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기도 하다.

 

 

 

 

 

 

 

드디어 향적봉이다...^^

누가 보면 웃겠다. 한 몇시간은 산행한 사람처럼 감격하니...^^

 

 

이곳의 멋진 풍경을 담으려고 온 찍사들이 많아서 단체로 사진찍긴 그만이다. ㅋㅋㅋ

 

 

 

향적봉 위에서는 바람이 사람이 날라갈 듯이 불어대서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아이젠도 착용하고 조심 조심...

 

주목하나를 발견하고 한컷~

별로 볼 품은 없는 주목이지만...

 

 

 

잔뜩 눈을 뒤집어 쓰고 꽃을 피운 구상나무~!

덕유산에서 볼 수 있다는 구상나무이다.

 

 

 

 

내려 오다 보니 구름이 흘러가면서 가끔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밭속에 파란 대나무잎이 제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담은 눈꽃~!

 

 

 

 

 

 

이제 눈꽃의 향연은 끝나고 설천봉으로 내려 간다.

저 아래 설천하우스가 눈보라에 제 모습을 보이질 못한다.

 

 

 

 

스키와 보드를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

보는 것 만으로도 속이 시원하고 스릴이 넘치는 스포츠 인것 같다.  왕 부러워....

 

 

 

 

 

저 아래에  보드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네...

 

 

스키가 내려가는 옆으로 주목 한 그루가 앙상하게 서있다.

 

 

 

 

 

곤도라를 타기 전에 아이젠을 풀고 ...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면서 보는 설산들의 모습~!

 

 

점심을 먹고 무주 구천동 계곡을 한시간 가량 걷는다.

구천동이란 말은

이 동네에 구씨와 천씨가 살았는데 이 두사람이 성질이 못되어 서울서 병고치려 내려온 유안거란 사람을 괴롭히고

그 아내와 딸을 차지하려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 저승사자에게 붙들려 갔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동네이름이라고 한다.

 

 

 

 

 

무주 구천동 계곡을 보면서 잠시 옛추억도 더듬는다.

지금 같이 온 친구들과 스무살 남짓 무렵 이 계곡에 놀러온 적이 있다.

계곡안에 들어가 민박을 하는데 밤새 계곡의 물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고,

민박집 창문을 웬 아이들이 두드려대서 잠을 설치고,

땅밑에 뱀을 키우는 걸 보고 그 생각에 잠을 설치고....

 

벌써 거의 40년전 이야기가 되네...^^*

그 계곡이 지금은 겨울이라 그런가 물이 보이질 않는다.

 

 

 

 

얼음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을 줌으로 당겨 잡아 보았다...

 

 

이 아저씨 걸으면서 이렇게 운동을 한다..

팔을 왼쪽, 오른쪽 흔들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재밌어서...ㅋㅋ

 

 

 

 

 

 

 

 

오늘 하루 눈꽃잔치에 초대된 것이 너무 행복하다.

친구들도 너무 좋아한다.

어제부터 걱정하던 그 친구는 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