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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우린 서로 다른 생각을 햇다. 본문

日想

아들과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우린 서로 다른 생각을 햇다.

노미킴 2012. 5. 1. 00:30

아들이 영화를 보러 가잔다.

그래 가자~!!

무얼 보실건가요~?

요즘 '건축학개론'이 대세 아니니~? 혹시 너 봤니~?

아뇨...잘됐네요. 그걸 봐요...

뭐가 잘됐어~?

ㅋㅋ '건축학개론은 여자친구랑 같이 가서 보면 안된대서요...^^

왜~?

ㅋㅋ 영화보고 나오면 한가인과 수지가 너무 이뻐서 여친얼굴이 이상해 보인대요...

 

이렇게 아들과 실없는 소릴 하면서 본 '건축학개론'

모처럼 잔잔한 한국영화를 보게 되어 즐거웠다.

 

 

 

 

'우린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글에 공연히 가슴이 쿵한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온 울 아들도 자기 세대의 이야기라 공감이 간다고 한다.

 

그래 맞다 울 아들들의 세대가 가슴앓이를 하던 시대의 이야기인것 같다.

막 첫사랑에 눈이 뜬 주인공 승민이 무스를 바르고 멋을 내보고,

그때 한창 뜨는 메이커 'GUESS'티셔츠를 입었다가 짝퉁이라 망신당하는...

 

승민 엄마의 모습에서 내모습을 본다.

메이커 티셔츠와 청바지, 하다못해 양말까지 메이커를 찾던 큰아들을 이해못하고

'너 메이커병 걸렸냐?'고 야단을 쳤던 내모습 말이다.

 

알고보니 아들이 다니던 중학교에서 아이들이 다 그런 메이커류 옷을 입고 다녔고,

그런 옷을 입지 않은 아이들의 옷은 목덜미를 뒤져서 라벨을 확인하고 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상식에 이해는 안갔지만 아들의 자존심을 위해 큰맘먹고 청카바와 청바지를 메이커로 사주었었다.

 

그런데 세탁해서 마당에 널어 놓은 그 비싼옷을 도둑이 담너머로 들어와 다 훔쳐가버렸다.

아이가 망연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고 떠오른다.

 

그러니 승민엄마도 아들이 그런 망신을 당한줄 알면 얼마나 속상할까...?

난 영화를 보면서도 내 일처럼 속상했다.

 

 

성장통을 겪는것처럼 좋아하는 사람앞에서 좋아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눈으로 보이는 사실을 진실로 밑고 떠나면서 펑펑 우는 승민이 이제는 이렇게 의젓하게 커버렸다.

 

제주도에 있는 서연의 집을 지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들...

그리고 결국에 확인하게 되는 뒤늦은 사랑~!

풋풋하기에 서투르기에 너무 쉽게 결단을 내려버린 아쉬운 사랑이야기에

전람회의 '습작의 추억'이라는 노래는 너무 가슴을 흔든다.

 

    

 

 

 

 

 

 

 

 

 

 

 

   

 

 

 

인생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던 첫사랑의 이야기는 거기까지인가보다.

 

짝퉁옷 때문에 발로 걷어찼던 문을 다시 원래대로 해놓으려해도 안되는것처럼

한번 스치고 지나간 인연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 것~~!!!

 

그래서 이 영화는 보고 난 뒤의 느낌이 좋다.

울 아들도 자기 세대의 이야기라 공감이 가서 좋단다.

울 아들은 자기의 첫사랑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린걸까~ ㅎㅎㅎ

 

내게도 첫사랑의 추억이 떠오르는 영화였지만

내 아들들의 성장시기를 생각해보게하는 영화이기도 하였었다.

 

게다가

예쁜 새댁 한가인의 이쁜얼굴 실컷 보았고, 내가 좋아하는 엄태웅의 맛갈스러운 연기도 좋았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