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결혼식을 가서 만난 추억의 조각들... 본문
오늘 9월 15일 토요일에 결혼식이 두건이다.
한건은 휘경웨딩문화원으로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고,
또 한건은 성균관대학교내 유림웨딩원이다.
거리상 상당히 먼곳에 두건이 있었지만
다행인 것은 시간이 뚝 떨어져 있어 두곳에 다 참석 할 수 있었다.
휘경웨딩문화원의 결혼식은 오후 1시~!
같은 교회의 안수집사님댁 아드님이 결혼을 하는 것이고,
성균관대학교 유림웨딩원의 결혼식은 오수 4시30분~!
한 동네에서 같이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한 지인의 아드님의 결혼식이었다.
오늘의 결혼식이 재미있었던 것은
한쪽의 결혼식은 현대식 요즘의 결혼식인 반면,
다른 한쪽의 결혼식은 전통혼례식을 올린 것이었다.
그 결혼식에 대한 것은 따로 포스팅 하고 싶고,
오늘은 내가 간 전통혼례식의 장소에서 오래 묵은 추억을 회상하고
젊은 날의 추억이 묻어 있는 장소에 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아무도 내가 이곳에서 결혼전 근무를 하던 곳이고,
지금의 남편을 만난 곳이라고 이야기해도 관심이 없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니까...
그런데 난 조금 흥분되었다.
내 젊은 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장소이니까...
난 결혼전에 상봉동에서 살았다.
그래서 직장인 성균관대학교를 가기 위해 그당시 '205'번 버스를 이용했다.
면목동에서 남가좌동까지 가는 버스엿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은 번호가 바뀌었지만 노선은 똑같은 그 버스를 타고,
휘경동에서 명륜동 성균관대학교를 가는 것이었다.
휘경동에서 청량리로 청량리에서 신설동,
신설동에서 우회전하여 보문동길을 올라가서 삼선교에서 다시 좌회전,
그리고 한성대(예전의 성심여대로 기억한다.)를 거쳐
혜화동 로터리, 그리고 명륜동 3가 성대입구에서 하차한다.
1970년대에 만원버스에 매달리고 흔들리고 하면서 다니던 그 길이다.
여름에 중량교를 지날때면 열린 버스차창으로 중량천에서 나는 악취가 그대로 들어오고...
차장이 버스문을 두드리며 "차라리 죽는게 나요~" (청량리 중량교 가요~^^)하던 외침~
'272'번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그 무수한 추억에 잠겼는데
이제 성대입구에서 하차하여 성균관대학교로 들어 간다.
출근할때 시간은 늦었는데 근무지까지 올라가는 길이 아득하여
성대입구 버스정류장께서 학교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던 기억까지 고스란히 떠오른다.
학교주변의 음악다방에 동생이 아르바이트로 DJ를 보았는데,
음악다방의 주인이 성균관대학교 태권도부 사람인데 꽤 이름있는 사람이었다고 했지...
근데 그 음악다방이 손님이 많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하루는 가게에 나와서 "우리 가게는 왜 이렇게 장사가 안되는 것이야~!!" 하면서
카운터를 손으로 내리쳤단다.
그런데 태권도 선수 사장이 내리친 카운터는 그만 두조각이 나버렸다고 ,
동생이 나한테 그선수에 대하여 물어볼때 얼마나 웃었던지....
성균관대학교 정문에 왔다.
내가 직장 다니는 동안에 성대 정문옆의 쓰레기 하치장에서
토막살인한 자루가 나와 신문에 난 적도 있었는데...
온갖 생각속에 성대를 들어서 보니 너무 일찍 도착한 것 같다.
우선 예식이 있는 유림웨딩홀 건너편의 나무그늘로 들어가 잠시 쉬기로 했다.
나무그늘 아래에서 참새와 까치와 비둘기가 사이좋게 같이 모이를 줏어 먹고 있다.
살그머니 다가 가서 줌으로 당겨 카메라에 담아 본다.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담아 보라는 일행의 말을 듣고 한발짝 더 옮기자 마자
그들은 새가 되어 날라 가버렸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 위로 올라가보자고 권하여 걷기 시작했다.
내 욕심에는 내가 근무했던 곳까지라도 가보고 싶었다.
허지만 일행들은 성대의 언덕길을 올라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곧 결혼식이 시작하니 돌아가자는 것이다.
난 내가 비오는 날 출근하며 언덕길을 오르다가 눈이 가려워 문질러
콘택트렌즈가 빠진 곳도 찾아 보고 싶고,
남편과 데이트하던 성균관대 이공대건물 뒤의 수선로도 가보고 싶은데...
저 언덕을 올라가면 대학본부 건물도 있고,
오른쪽으로 남편이 다니던 법대 건물도 있는데 ....
아쉬움으로 여기서 발길을 돌린다.
나중에 시간내서 한번 와야지...
그러면서 지난 세월이 벌써 30년이 넘건만 또 다짐을 한다...
결혼전 그러니까 아가씨적에 이곳 은행나무 밑에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있다.
은행나무가 그때보다 훨씬 커져서 지금은 무슨 기념나무로 지정된 것 같다.
참 낡은 사진을 꺼냈다.
친구와 또 하나는 직장언니와 함께 성대 명륜당 은행나무 아래에서 담은 사진이다.
아~~ 옛날이여~~~ㅋㅋ
젊은 날의 추억의 조각들을 헤집어 본 뜻깊은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대학로에 있는 '학림다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머 저 다방 아직도 있네...!!!"
옆에서 내가 하는 소리를 듣고 동네에서 같이 왔던 지인이 말한다.
"형수 저기서 형님이랑 데이트 했쑤~? ㅎㅎㅎ"
"그래요~ 저기서 데이트 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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