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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SBS 방송국에 한번도 방영 안한 집입니다.- 삼척 단골식당 본문

日想

KBS, MBC, SBS 방송국에 한번도 방영 안한 집입니다.- 삼척 단골식당

노미킴 2012. 9. 22. 01:00

요즘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식당을 가면

어느 어느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왔던 집이라는 광고가 

대문짝 만하게 붙어있는 집들이 많다.


특히 지방쪽에 가면 그 현상은 더 뚜렸하다.

방송국들이 너도 나도 앞다투어 맛있는 음식점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프로그램에 유명 연예인이라도 함께 할 시에는

더욱 그 음식점은 유명세를 타서

한동안은 방송을 탄 그 식당을 이용하려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려야 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지방에 가서 음식점을 찾을때 낯선 곳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다가

겨우 찾아 들어간  음식점의 실내에 어느 방송국에 나왔다는 광고판이 붙어 있으면

 제대로 들어 왔나 보네 하고 안심하기도 하였었다. 


그런데...

지난번 가족들이 함께 백암온천에서 며칠 쉬고 서울로 올라 갈때

울 사위가 점심으로 곰치국이 어떠시냐고 물어 봐서 

어디 잘하는데 아는데가 있느냐~ 그럼 함 가보자하고 찾아 나섰다.


울 사위는 강원도 동해가 고향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자라다 보니 고향의 사정을 잘 몰랐다.

사돈되는 울 사위의 아버지와 사위가 고향에서 곰치국을 맛나게 먹었다는 곳이 있어서

우리도 생전 먹어 보지 못한 곰치국을 먹겠다고 나섰는데

그 맛나게 먹은 집을 잘 못 찾는 것이다.


삼척과 동해의 경계 지점 쯤에서 그 식당을 찾고 있다가

요상한 문구가 써져 있는 식당을 발견하고 그 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 요상한 문구란...

"KBS, MBC, SBS 방송국에 한번도 방영 안한 집" 이었다.

세상에 내가 잘못 보았나 하고 다시 보아도

커다란 글씨로 그렇게 써져 있는 것이다.


방송했다고 광고를 해도 모자랄 판에 방송 안한 집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써 붙였으니 누가 가서 먹나...


근데 간판에 '곰치국전문'이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있어 재미삼아 들어가 보았다.






우린 들어가서 곰치국을 시켰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가 주방에 들어가서 뚝딱 뚝딱 만들어 나온 곰치국 상차림~!!




반찬들도 땟갈이 좋은만큼 맛도 있고,

난생처음 먹어보는 곰치국은 양도 많이 주셨지만 맛도 시원하니 맛있었다.

약주 한잔 하신분들 해장국으로 딱 이었다.












일부러 살도 많이 주셨다고 한다.

근데 살보다 국물맛이 시원해서 좋았다...




식사를 하다 말고 주인 아저씨께 여쭤 보았다.

식당 앞 큰 유리창에다 왜 방송을 한번도 안한 집이라고 써 붙이셨냐고...?

그랬더니 아저씨의 대답이 걸작이다.

"재미있으라고요~^^*"


그냥 그뿐이었다.

너도 나도 방송나갔다고 광고하는데 똑같이 할 수도 없고

무언가 튀게 하여 손님들의 눈길은 끌어야 겠고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그 문구였던 모양이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방송을 한번도 안한 집이지만 

정갈한 반찬에 시원한 곰치국을 맛나게 먹고 나왔다.


근데 첫길이라 위치를 잘 모르겠다.

전화번호는 간판에 나와 있으니 강원도 033-만 붙이면 될 것 같은데...


언제 동해나 삼척쪽으로 가시는 분들 곰치국 생각이 있으시면

이 재미있는 집을 추천하고 싶다.